제 목 : ‘아빠하고 나하고~♪♬’ - 김영미 집사(24.05.12) | 조회수 : 122 |
작성자 : 윤성은 | 작성일 : 2024-05-15 |
“영미야, 이제 아빠는 일 그만두면 몇 년 안 남았다고 생각한다.”
어린 시절 아버지는 가정에 참 소홀한 분이셨습니다. 많이 외로웠고 서운했습니다. 제가 어른이 되고 일과 육아에 한창 허덕일 때,
아버지가 제 마음을 두드리기 시작하시는데 처음엔 용납이 되지 않았습니다. 이제 와서...
“아빠 일 끝나고 가는 길인데 너희 집 앞을 지나간다, 생각나서 전화했다.”
제 기억에 우리 아버지 손은 늘 두툼했는데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평생 건축 조적공으로 일하시며 붓고 부어 그리된 것입니다.
올해 75세, 일복 많은 아버지는 찾는 곳이 많아 여전히 일을 하십니다. 그러다 아름다운 것을 보거나 맛있는 걸 드시고 나면
같이 가자고 연락을 하십니다.
비싼 한우, 장어도 배불리 먹이시고, 철마다 도라지며 인삼이며 직접 딴 두릅이며. 먹기 힘든 멧돼지 쓸개즙, 복분자며,
강원도 옥수수며. 예원이 운전면허 따라고 학원비도 미리 맡겨 놓으셨습니다.
그동안 심통 나 있던 어린 영미가 언제 아버지께 홀라당 넘어갔는지 모르겠습니다. 고기 먹으러 가자 하시면 네! 드라이브 가자
하시면 네! 아버지 연락이 늘 반갑고 좋습니다. 지난 어린이날에는 옥천 이원 묘목 시장에서 예쁜 화분을 한가득 사주셨습니다.
어찌나 행복한지요.
요즘 아버지가 저를 다시 키우시는 것 같습니다. 먹이시고 달래시고 제 편이 되어 주십니다. 그러시면서 늘 하시는 말씀이,
맛있는 거 사준다고 하면 좋다고 오는 내 자식이 최고다, 주위 아버지 친구들은 사준다 해도 자식들이 안 온단다. 또 하시는 말씀이,
앞으로 이런 기회가 얼마나 남았는지 모른다, 일 그만두면 몸도 약해진다. 아버지도 참...
화해. 이제 아버지가 참 좋습니다. 마음이 말랑해졌습니다. 묵은 감정이 비워지고 새로운 것이 채워지고 있습니다. 너무 늦지 않아
다행입니다. 기대하지 않았던, 그러나 사실은 무척 그리웠었던 아버지의 사랑을 알 수 있는 기회를 주신 하나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우리 아버지도 저와 함께하는 시간이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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