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가방을 싼다는 건...’ - 박태희 선교사(23.10.22) | 조회수 : 176 |
작성자 : 윤성은 | 작성일 : 2023-10-31 |
저희는 이번 한국에 다녀오기 위해 여행 가방을 몇 개 샀습니다. 마지막으로 산 때가 언제였는지 기억이 희미할 만큼
오래된 가방이었지만 전혀 문제없이 튼튼했던 가방들이 지난 5월 마지막으로 방글라데시에서의 사역을 정리하고
돌아오는 길에 하나씩 하나씩 망가져서 결국 작은 가방 두 개를 제외하고는 모두 버릴 수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망가져서 버린 가방들에는 저희 지난 11년 사역의 흔적들을 담아 왔었는데 짧지 않은 세월을 가방 서너 개에
담는 과정은 무엇이 저희에게 소중하고 의미 있는 것인가를 깊이 생각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
가져올 물건의 우선순위는 물건의 가격과는 전혀 상관없이 정해졌습니다.
누군가 저희를 기억하고 사랑으로 전해 준 작은 선물들, 현지 분들과 하나 되고 싶은 마음으로 입고 다니던
그 지역 전통 옷, 그분들의 언어로 마음을 나누고 싶어 열심히 공부했던 언어 교재...들이 가방에 실렸으니까요.
또한 물건들을 정리하는 시간은 저희에게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해 주었을 뿐 아니라
저희가 하나님의 사랑, 그 사랑의 구체적인 통로가 되어주신 많은 분들의 수고와 헌신 없이는 단 한 순간도
살 수 없었음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 준 감사로 충만한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십 년 넘는 세월을 한결같은 사랑으로 섬겨주신 다운교회 성도님들이 계셨습니다.
기도로 물질로 섬겨주셨을 뿐 아니라 가끔씩 찾아뵐 때마다 언제나 식구처럼 따뜻하게 맞아주시던
여러분들이 계셨기 때문에 열정으로 충만했던 시간뿐 아니라 때때로 찾아오던 좌절과 자책, 의심과 회의의 시간
가운데서도 하나님의 마음을 배워갈 수 있었습니다.
성도님들의 동역의 열매가 언제 어떤 모습으로 맺히게 될지 저희는 알 수 없지만 하나님께서는 여러분들의 수고와
헌신을 다 아실 뿐 아니라 그분의 풍성하심을 따라 넘치도록 갚아주실 것을 믿기에 도저히 여러분들의 은혜를
되갚을 수 없는 마음에도 위로를 받습니다.
이제 다운교회 성도님들의 동역으로 행복했던 사역지에서의 시간을 뒤로 하고 다시 돌아온 이곳에서
이제까지 보여 주셨던 사랑을 기억하며 어느 곳에 있던 여전히 동일한 부르심을 좇아 더 진실한 제자의 삶을
살아갈 것을 다짐합니다.
사랑하는 다운교회 성도님들과 함께 이 길을 걸을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고 또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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