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믿음의 유산(박순자 권사) |
조회수 : 1022 |
작성자 : 조정열 |
작성일 : 2014-05-03 |
한 겨울 날씨답지 않게 포근했던 지난1월2일 새벽, 올해로 101세 되신 저희 할아버지께서 주님 품에 안기셨습니다. 100세이셨던 작년여름까지도 지팡이를 의지하여 세 정거장 거리 되는 교회를 예배드리시려고 걸어 다니셨습니다. 교회에서 차량운행을 해드리려 했지만 저 하나 때문에 오지 말라고 하시며 극구 사양하셨지요.
101세 까지 이 땅에 사셨던 할아버지께서는 저희아버지 어머니랑 한집에서 59년을 사셨습니다. 교회 가는 날에는 유난히도 어머니를 재촉 하시며 식사준비 빨리하라고 하셨던 할아버지께서는 하나님을 온전히 경외하는 삶을 사셨습니다. 항상 집안에서는 찬양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교회에서 특송을 시키면 한 번도 사양 하지 않으시고 정성을 다해 하나님을 찬양하셨지요~ 또 주님의 일이라면 궂은일은 다 맡아하셨던 분이셨습니다. 찬송 부르시고 성경을 소리 내어 읽으시는 것을 즐겨하셨던 우리 할아버지! 작년 설 명절 때는 혼자 계신 할아버지 방에서 두런두런 소리가 들려 부침개 부치던 손길을 멈추고 방문 앞에서 귀를 기울이니…. 할아버지께서 누우셔서 설교를 하고 계셨어요. 내용은, “자! 여러분 천국이 얼마나 좋은 곳인지 압니까. 그 곳에는 기쁨만 있고 우리 주님과 함께 영원히 사는 곳입니다. 여러분도 나처럼 천국에 가야합니다. 그 천국이 내 마음속에 그리어져있어 저는 너무 기뻐서 매일 이렇게 웃지요~ 여러분도 나처럼 따라 웃어보세요. 하 하 하” 하시며 너무 행복한 모습으로 웃으시는 거예요. 그 모습에 저는 처음에는 깜짝 놀랐습니다. 혹시 할아버지께서 치매 걸리신 거 아닐까? 그런데 치매가 아니라 천국에 대한 믿음과 소망이 확실하셨기에 거리에 나가서 전하지는 못하시고 누워서 그렇게 누군가에게 복음을 전하셨던 거라는 것을 곧 알았습니다.
요양원에 입원하시고 16일 만에 소천하신 할아버지께서는 소천하시기 전날 밤에 섬기시는 교회 담임목사님이 보고 싶다고 하시며 예배드리고 싶어 하셨답니다. 그날이 수요일이라서 수요예배가 끝난 후에 목사님께서 오셔서 찬송을 불러주시며~ 장로님! 천국 가셔야죠. 하고 물으시니, 할아버지께서는 틀니를 빼놓아 발음도 안 되고 기운이 다 소진한 상태에서 평온한 모습으로 눈물을 흘리시며 오른손을 번쩍 들고 힘껏 “아멩” 하셨다고 합니다.
그 예배를 마지막으로 목요일 새벽에 주님 품에 안기신 할아버지의 장례식은 감격스럽고 은혜로웠습니다. 저희가족들은 이 땅에서 자식들을 위해 수고하시고 주님의 영광을 위해 사시다가 주님 품에 안기신 할아버지를 추억하며 믿음의 유산을 남겨주신 할아버지께 감사했습니다.
원주 그리스도의 교회에 산 증인 이셨던 우리 할아버지! 할아버지의 어머니 때부터 믿음을 소유하여 믿음의 5대를 유산으로 남겨주시고 주님 품에 영원히 안식하신 할아버지 영정 앞에서……. 저희 유가족 모두는 이 땅에서 살아가는 날 동안 하나님을 더욱 잘 섬기고 부모님께 효도하는 자녀들이 되겠다고 맹세하며 깊은 감사로 큰절을 올리며 다짐했습니다.
믿음의 유산을 남겨주신 할아버지의 손녀로 태어나게 해주신 하나님께 한없는 영광을 돌리며, 저 천국에서 내려다보고 계실 할아버지께 부끄럽지 않는 삶을 살아가렵니다. 할아버지 편히 쉬세요.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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