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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인도에서 SCE & TH 선교사님 서신입니다 ^^ 조회수 : 828
  작성자 : 정경은 작성일 : 2016-12-05



사랑하는 친구,동역자 여러분께
종종 이곳의 친구들이 저희에게 어디에서 왔는지, 어디 사람인지 물으면 잠깐씩 머뭇거리게 됩니다. 한국사람이지만 미국여권을 갖고 있고, 한국에서 왔다고 하기엔 너무 오래 미국에서 살았고....뭐 그런 이유들 때문이지요.
요즘은 아예 저희가 언어훈련을 받던 데라둔에서 왔다고 하기도 하고, 아니면 농담삼아 저희랑 비슷하게 생긴 인도 북동부출신이라고도 합니다. ㅎㅎㅎ
그런데 요즘은 저희 조국인 한국, 저희의 시민권이 있는 미국, 저희가 살고있는 이곳 인도까지 평안한 곳이 없는 듯 합니다. 매일 뉴스에 나오는 이야기들은 저희를 때론 낙담케,때론 분노케, 때론 절망감에 사로잡히게 하곤 합니다.
약 2주반전 인도 정부는 기존에 사용되던 500루피와 1000루피권의 사용을 전면 중단 시켰습니다. 사용하던 모든 구화폐는 올해 말까지 은행에 가서 입금을 시켜야 인정받을 수 있도록 했지요. 그리고 ATM 에서 인출할 수있는 돈도 하루 2000루피, 30달러 정도로 제한시켰고 은행에서 직접 인출할 수 있는 액수도 4000루피로 제한했습니다. 500루피 신권은 아직 나오지 않았고 1000루피권은 아예 없애버렸고, 새 2000루피 권만을 발매한 상태에서 이루어진 화폐개혁은 모든 사람들을 그야말로 '멘붕' 상태로 몰아 넣었습니다. 매일, 밤을 새워 ATM 앞에 줄을 서 있는 사람들은 더 이상 뉴스거리도 아니게 되었지요. 인도에 만연한 부정부패를 척결하고 가능한 모든 black money를 드러내겠다는 목적이었지만 12억이 넘는 인구중, 불과 4억명 정도만 은행구좌를 갖고 있는 상황에서 단행된 화폐개혁은 결국 가난한 사람들과 소상인들의 생활만 더 어렵게 만드는 결과가 되었습니다. 당장 저희만해도 겨우 $30 남짓을 찾기위해 매번 $5정도의 ATM fee를 내고 싶지 않아 가능하면 최소한의 지출을 하려고 애쓰고 있으니까요. 올해 말까지 모든 구권은 은행에 예금해야 그 가치를 인정 받을 수 있게 했지만 화폐계혁 후 3주정도가 지난 지금까지 약 40% 정도만 회수가 되었다니 궁극적으로 어떤 결과가 올지 모두가 근심어린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습니다.

지난 편지에서 말씀 드렸던 까자 (Kaza) 라는 곳에서 보낸 이주간의 시간은 저희에게 새로운 사역의 방향에 대해 고민하고 기도하며 보낼 수 있었던 소중한 기회였습니다.
아침에 숙소의 창문 너머로 보이는 시리도록 푸른 하늘과 그 아래 민둥산에 커다랗게 그려진 부처의 얼굴을 바라보며 이곳 사람들을 향한 아버지의 말로 다할 수 없는 사랑과, 그럼에도 아직 그런 아버지의 사랑을 알 길이 없는 그들을 향한 아버지의 안타까움이 절절히 느껴져서 매일 아침 눈물로 기도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루는 근처 이곳 저곳을 둘러보기위해 택시를 대절했습니다. 오며 가며 택시 운전하는 형제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중 저희의 마음을 가장 아프게 한것은 이 이야기였습니다. 작년 겨울
그 형제의 아내가 세째를 출산해야 했는데 자연출산이 불가능해서 제왕절개가 필요했나봅니다. 겨울 6-7개월은 도로가 막혀있기 때문에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헬리콥터로 이송을 해아합니다. 어렵게 요청이 받아 들여져 헬리콥터가 오기로 하고 온 동네사람들이 헬리패드의 눈을 다 쓸고 횃불로 가이드를 했는데도 결국 랜딩이 어렵다며 회항했다는 거지요. 결국 어찌어찌 고위군인이 타고왔던 헬리콥터가 아내를 가장 가까운 병원으로 이송했고 아내와 아기 모두 무사했다고 했습니다. 그래도 자기는 운이 좋은 편이 었고 응급수송이 불가능해서 아무 치료도 받지 못한채 죽는 경우도 많다며 말했습니다. "여기 사는 사람들은 그냥 죽으면 죽는거에요,아무도 상관 안해요." 물론 그곳에도 정부병원이 있긴하지만 의사가 자리를 지키고 있는 시간이 많지도 않을뿐더러 겨울에는 아예 그곳을 떠나 버리기때문에 응급환자들은 열려 있는 길로 40시간가까이 돌아서 인근 병원을 가던지 건강이 그도 허락되지 않으면 그 운전하는 형제 말대로 그냥 죽을 수 밖에 없는거지요.
12억이 넘는 인구를 가진 인도에서 주민의 수가 불과 삼천명 정도인 산골마을까지 신경쓸 수는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대를 이어 그 척박한 땅에 뿌리내리고 살아온 그곳 사람들은 환경의 어려움때문에 그곳을 떠날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일년의 반 이상의 기간은 거의 외부와 단절 되어 있고, 1월 평균 기온이 섭씨 영하 37 도 까지 떨어지는 극한의 생존환경을 지닌 곳이지만 그곳은 그분들의 '고향', 그분들의 '집' 이니까요. 정부까지 적당히 방치해 버린 그곳에서 저희는 한번도 그들을 잊은 적 없으시고 한번도 그들을 포기해 본 적 없으신 아버지의 마음과 아버지의 눈물을 읽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여쭙게 되었습니다. 아버지 저희들이 무엇을 하길 원하십니까?

작년 겨울이 너무 따뜻하고 눈도 오지 않아 올 겨울은 눈도 많고 추위도 심할거란 모두의 예상을 깨고 아직까지 가을처럼 따뜻한 날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지난 여름 최악의 더위와 가뭄에 이어 이번 겨울에도 눈이 충분히 내리지 않는다면 농사에 큰 어려움이 있을거라 걱정이 많습니다.
정치도 경제도 국제 정세도 자연환경까지도 요동치는 상황 가운데서 결코 흔들리지 않는 유일한 한가지, 우리의 반석되시는 아버지만을 의지하는 저와 여러분이 되시기를 기도하고 기도합니다

어떤 사람은 병거,어떤 사람은 말을 의지하나 우리는 여호와 우리 하나님의 이름을 자랑하리로다!
그들은 비틀거리며 엎드러지고 우리는 일어나 바로 서도다. (시 20:7-8)

기도해주세요!!

1.내년 부터 좀 더 적극적으로 로컬 사역자들과 연계된 외부 사역에 힘을 쏟으려 계획하고 있습니다.
아버지의 마음과 뜻을 잘 깨닫고 행할 수 있는 영적 예민함과 분별력을 위해서
2.병원 스태프들, 특별히 리더쉽과의 좋은 관계를 위해.....저희에게 이해하는 마음,열린 마음, 겸손
마음을 주세요!
3.12월 말에 있는 저희단체 인도지부의 annual family reunion 에서 찬양인도를 하게 됩니다.
준비하는 시간, 예배 드리는 시간, 모두 아버지께서 받으실 만한 향기로운 제물이 될 수 있기를
신창은 신태희 올림
사진설명: 왼쪽(surgery camp 후), 가운데(Kaza Spiti 전경) 오른쪽 (세계에서 가장높은곳에 위치한 우체국 in Spiti, 14567 feet hi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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