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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인도에서 SCE & TH 선교사님 서신입니다. 조회수 : 881
  작성자 : 정경은 작성일 : 2016-09-26
사랑하는 친구 동역자 여러분께
엊그제가 추석이었지요? 신기하게 남부인도,께랄라 라는 곳의 가장 큰 축제인 오남도 마침 그제여서 저녁 내내 들려오는 신나는 음악과 시끌 벅적한 웃음소리 때문에 덤으로 명절 기분을 만끽했습니다.
저희 병원엔 남부인도에서 ㅅ교적 사명감을 가지고 와서 일하는 스태프들이 꽤 있습니다. 보통 인도의 ㄱ독교 인구를 2.5% 라고 할때, 그 대부분은 남인도와 북동부 지역에 집중되어 있어서 저희 주를 포함한 대부분의 지역은 0.3% 미만에 머물러 있습니다. 그래서 언어도 문화도 다른 북인도로 ㅅㄱ적 사명감으로 와서 이런 저런 모습으로 섬기는 남인도 형제자매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어제는 그분들이 저희 바로 윗층에 모여서 께랄라의 전통 음식을 나누며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가졌던 거지요.


사실 저희는 이번 주말 이곳에서 열두시간 쯤 떨어진 저희 병원의 위성 클리닉으로 가서 길이 닫히기 전까지 약 한달간 머무를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9월 마지막 주에 내과의사인 병원장 부인이 병원을 비워야하는 상황이 생겨서 그 이후로 미루게 되었지요. 좀 당황하기도 했지만 저희의 연약함을 아시는 아버지께서 일부러 기간을 줄여 주셨나 보다..생각하며 ^^ 일년중 가장 아름다운 마날리의 가을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정말 맘 같아서는 이곳의 눈부시게 아름다운 하늘과 아름다운 산, 폭포들, 한없이 깨끗한 공기를 여러분께 보내드리고 싶습니다.( 언젠간 4D, 5D 뭐 이런것들로 제 바람이 현실이 될 수도 있겠지요? ㅎㅎ)

얼마전 ㅅㄱ지에서 삼십년 넘게 섬기신 베테랑 ㅅㄱ사님의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ㅅㄱ사가 ㅅㄱ지에서 플러스가 되는데는 적어도 사오년이 걸리는데 그전에 떠나는 ㅅㄱ사들을 보면 안타깝다는 얘기셨습니다.저희가 인도에 온 지 꼭 사년이 지났습니다. 이제는 그 말씀이 무슨 뜻인지 알 것 같습니다.ㅅ교를 시작할 땐 열정으로 가득해서 무언가 대단한 일을 할 듯, 우리의 존재나 섬김이 ㅅㄱ지의 형제 자매들에게 엄청난 도움이라도 될듯 생각하지만 처음 사오년은 오히려 그런 저희의 미성숙한 열심과, 미성숙한 ㅅㄱ지에 대한 이해와, 무엇보다 미성숙한 우리의 성품때문에 ㅅㄱ지에 득이 되기 보다 오히려 해가되는 경우가 많다는거지요. 백프로 동의합니다. 저희도 그랬으니까요. 아니 어쩌면 아직도 그 단계를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는지도 모릅니다. 이제는 마이너스의 단계를 벗어나서 정말 아주 적고 미약하더라도 저희의 존재가 이곳에 플러스가 되기만을 ㄱㄷ하며 소원할 따름입니다.어떤 의미에서 ㅅㄱ지에서 보내는 시간의 길이는 저희의 무능함, 저희의 빈약함과 연약함에 대한 뼈아픈 깨달음과 비례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런 깨달음이 결국 저희를 능력과 풍성함과 강함의 근원되시는 아버지께로 달려가게 하는 힘이 되는거구요.그래서 저희는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힘을 빼는 연습을, 아니 어쩌면 아버지께서 힘을 빼시는 대로 저희를 맡겨드리는 연습을 하는듯 합니다.

한달 전 쯤, 인도 중부지역에서 비스켓을 사고 15루피,한국돈으로 250원 쯤을 갚지 않는다고 가게 주인이 부부를 백주 대낮에 낫으로 찍어 죽인 사건이 있었습니다.그부부가 불가촉 천민만 아니었어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또 얼마전에는 성폭행을 당한 소녀의 신고로 감옥에 잠시 들어갔다 나온 젊은이가 감옥에서 나오자 마자 친구들과 함께 그 소녀를 또 집단 성폭행한 사건도 있었습니다. 다들 그 소녀가 불가촉 천민만 아니었어도 그렇게 까지 하지는 못했을거라 말합니다.
인도 땅에, 특별히 대도시를 벗어날 수록 아직까지 무섭도록 건재한 카스트제도는 태어날 때 부터 주어진 카스트,신분 하나로 사람의 가치를 매겨버립니다. "불가촉", untouchable, 말 그대 만져서는 안되는 사람들 이라는 뜻입니다.
이천년전,만져서는 안되던 문둥병자도 만지셨고, 그 누구도 만져서는 안되는 혈루증 여인이 예수님을 만진 믿음을 칭찬하셨으며,사람 숫자에도 들지 못했던 아이들과 여자들을 누구보다 귀히 여기셨던 예수님의 혁명적인 인간 존중이, 그 측량할 수 없는 사랑이 이 땅 가운데도 충만하기를 기도합니다. 무엇보다 저희의 삶을 통해 그 아버지의 사랑이 표현되어지고 전해지기를 기도합니다.
그리고 사랑하는 여러분들의 삶 가운데도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신" 아버지의 사랑이 더욱 감격적으로 경험 되어지고,또 그 사랑을 맘껏 흘려 보내는 통로로 사용되어 지시기를 기도합니다.



기도해주세요!

10월 2일 부터 2주간 까자 라는 곳에 위치한 위성클리닉에서 일하게 됩니다.
1. 자연적으로도, 영적으로도 황무한 그곳에서 광야에서 물이 솟고, 사막에 시냇물이 흐르게 하실
아버지의 꿈을 보게 하소서!
2. 위성 병원에서 있는 동안 적극적으로 그 커뮤니티를 섬길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기를
3. 드러나지 않지만 존재하는 그 지역의 ㄱ리스도인들과 연결될 수 있도록

사랑을 전하며,

신창은, 태희 올림

사진설명: 왼쪽- 저희병원 간호사의 결혼식에서, 가운데- 병원 전경, 오른쪽- 주니어 닥터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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