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내 속에 깡깡한 심지가 있었음을.. | 조회수 : 1152 |
작성자 : 이병진 | 작성일 : 2015-05-02 |
내 속에 깡깡한 심지가 있었음을..
이채훈 전도사
'탁, 탁, 탁' 하는 소리가 방문 너머로 들려옵니다. 주방에서는 사랑하는 아내가 저녁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문틈사이로 요리하는 소리가 제 뱃속의 '꼬르륵' 소리와 함께 화음을 이루며 합창합니다. 달콤한 향기를 맡으며 즐거운 마음으로 음식을 기다리고 있는 데 아내가 다급한 목소리로 부릅니다. 무슨 일인가 싶어 황급히 나가보니 아내의 눈이 울 듯 말듯 붉어져 있습니다. 코끝으로 매운 향기가 강하게 확 납니다. 양파 까는 동안 점점 매워지는 매운 향기가 눈을 찌르자 아내는 점점 괴로웠던 모양입니다. 제 눈에도 바로 신호가 오자 예민한 저의 코는 벌써부터 비염을 부르기 시작합니다. 맛있는 한국요리에 대부분 들어가는 양파와 파, 마늘은 이렇게 만지는 사람들에게 호된 맛을 보여주는데 오늘 우리 신혼부부는 그 맛에 당해버렸습니다^^
3년 전 어느 전도사와 함께 다 아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서로 나누었던 대화가 기억납니다. 양파를 까면 깔수록 매운 맛에 힘들고 눈물이 나듯 지난날의 습관과 기질, 성격, 성향이 불쑥불쑥 나타날 때마다 깨닫고 돌아서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말입니다. 나 혼자의 힘으로는 도저히 안 되기 때문에 주님께 부단히 부르짖어 기도하고 회개하고 돌아서지만 어느 순간 불현듯 다시 나타나는 주인 된 내 삶은 양파처럼 까면 깔수록 단단한 심지가 굳건하게 있든 이렇게 고집스러울 때가 많이 있습니다.
지난날의 저는 제 입맛대로만 살아왔었습니다. 어느 날은 급하게 지름길로 가려고 했습니다. 양파를 깔 때처럼 큼직큼직 대강 자르고 쓸모 있는 양파가 많이 붙어있어도, 그냥 버린 것처럼 지냈습니다. 어느 날은 양파 깔 때, 당연히 눈물 나고 고통스럽게 매울까봐 안 먹어도 전혀 문제없다는 생각으로, 원하지 않는 것은 무시하듯 쳐다보지도 않았었습니다. 그렇게 저만 위하여 살아오면서도, 저의 신앙생활은 주님께 잘 맞춰지고 있다고 여겼지요. 얼마나 이기적이고 교만했는지 매번 뒤돌아오면, 깨달을 때마다 후회됩니다. 그리고 정말 감사합니다. 점점 더 여러 가지 모양으로 알게 해주신 하나님께 말입니다.
2015년이 되자, 35살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혼자가 아닌 한 사람의 남편으로서, 또 다른 가정의 가장이 되었습니다. 또 저의 어머님과 다른 부모님을(장인, 장모) 새롭게 모시게 되었습니다. 함께한다는 것은, 당연히 혼자는 안 됩니다. 저와 아내는 서로 함께 손을 잡고 남편으로서, 아내로서, 그리고 무엇보다 그리스도를 주인 삼는 하나님의 자녀로서 가정에서부터 본이 되어야만 합니다. 그리고 그 모습을 통해 허락하고 붙여주신 사람들에게,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고자 합니다. 이제 예수그리스도를 믿음으로 긍정의 영향을 끼치는 가정, 하나님의 향기가 나는 가정이 되고자 합니다.
부족함을 고백합니다. 엄청나게 매운 껍질로 단단히 쌓여있고 바위보다 단단하게 심지가 심어져 있는 가정입니다. 그러나 하나를 알 때마다 폭풍 같은 눈물과 철저한 회개를 통해 하나님께 초점을 맞추려고 부단히 노력하는 가정입니다. 그리고 그 사실을 통해 하나님을 향한 삶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주변사람에게 전하고 싶은 가정입니다.
내 안에 들보가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티끌이 너무 쉽게 보인다는 말씀이 계속 생각이 납니다. 깨닫지 못하고 그 상태로 계속 있는 나보다 깨닫고 단련시켜 정금과 같이 되어가는 하나님의 자녀, 그런 예쁜 가정이 되길 기도해주세요.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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